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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이야기

by singlepedal 2021. 2. 12.

요즘 한참 핫한 품목인 샤인 마스켓Shine Muscat)이 나오기 전에는 켐벨 얼리(Campbell Early)가 주종을 이뤘고 그 뒤를 이어 거봉 포도가 비싼 값에 거래가 됬다. 가을이면 흔히 볼 수 있는 보라색 까만 포도가 켐벨이다.

이 포도의 새콤하고 단 맛이 오랫동안 소비자에게 어필해 온 탓에 많이 재배가 됬지만 생산 면적이 늘어 나면서 출하 가격은 바닥을 면치 못했다. 숙성 잘된 포도의 클래식한 맛은 이 켐벨을 따라올 수가 없을 정도다. 시골 어르신들은 소득 때문에 샤인 머스켓을 재배하면서도 켐벨을 선호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으시다.

어쨌건 거봉포도 품종인 자욱이로 활로를 찾고 있을 때 일본서 샤인 머스켓이 들어 왔다.

처음에는 농민들의 호응이 높지 않았다. 과연 생산이 될까. 된다고 해도 소비자 반응이 어떨지 의문이였고 초기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아 프론티어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분들이 시작을 했다.

샤인이 들어온 과정도 흥미롭다.
모든 식물 품종엔 개발자나 회사가 특허 등록을 해두는데 샤인 포도는 바이러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미뤄 두고 있는 차에 한국서 묘목을 들여와 식재하기 시작했고 국립 종자원에 등록을 함으로 특허 문제서 자유롭게 됬다. 일본 측에서는 땅을 치고 통곡할 노릇이다. 이런 아픈 기억이 있어 지금은 한국 사람은 일본가면 포도 밭 구경하기도 힘들고 전지한 가지는 철저히 관리해 외부 유출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어쨌건 한번 맛을 본 소비자는 반했고 초기에는 백화점 고급 선물로 납품되 일반 시장서는 구경하기 힘들었다.

수출도 중국에 엄청나게 비싼 값으로 팔려나가 매년 품귀현상을 빚었고 연말이나 구정 때는 물건이 없어 천정부지로 가격이 급등했다. 평당 십만원의 소득이 나오니 물밀듯이 농부들이 샤인 농사에 뛰어 들었고 향후 몇년간은 가격이 하락한다 해도 켐벨 보다는 수익이 낫다는 예상에 해를 거듭할 수록 열기는 꺽이지 않았다.

동네 밖을 나오거나 산 정상서 내려다 보면 온 들판이 은빛 비닐로 번쩍인다.

전부 샤인 머스켓 재배하는 시설이나 하우스다. 이 골짜기 저 골짜기 샤인머스켓이 재배되지 않는데가 없을 정도다.

문제는 퀄리티인데 가격 구조가 무게단위로 책정되 있어 알을 굵게 만들면  수입이 좋아지기에 가능한 알을 굵게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며면 무조건 무핵(씨를 없애는 것) 처리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호르몬 처리 약제의 사용이 결정된다. 껍질이 얇고 식감이 좋은 알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굵고 껍질이 두꺼운 포도를 만들 건가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농부 입장에서는 껍질이 두껍고 굵은 포도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무게도 나가고 껍질이 두꺼우면 열로 발생하는 열과(알맹이 표면에 금이 가고 터지는 현상)가 방지되니 당연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품의는 그만큼 떨어진다.

지금 까지는 이런 방법으로 재배한 생산품이 이득을 보았지만 향 후에는 전통적인 농산품이 인정을 받으리라고 본다.

당도(Brix)가 높고 망고향이 나는 샤인 맛은 올해같이 일기가 불손한 환경에서는 나오기 힘들다. 정상적인 기후 조건과 재배 기술 발달로 원래의 맛에 얼마만큼 접근할지는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일본 품질에도 어느 정도까지는 근접하리라 본다.

해외 시장서 한국은 일본제품의 절반 가격에 거래되고 중국산은 한국의 절반에 거래된다. 일본의 품질관리와 재배 기술은 한국 보다 한참 앞서 있다. 특히나 신품종 개발은 비교 자쳬가 의미 없을 정도로 빈약한게 현실이다. 일본 품종을 들여 오려고 하지만 특허 기간이 만료될 때 까지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좋은 샤인 머스켓은 정말 맛이 기가 막히다.
작년에는 긴 장마로 인해 어린 유목서 나온 일부를 제외하곤 기준치 미달이라 맛이 별로다.

올해는 기후가 좋다고 하면 좋은 포도를 선택해 드실 수가 있다. 가격도 매년 내려가는 추세라 작년 보다는 많이 내려 간다고 본다. 굵다고 좋은게 아니다. 18-20브릭스 당도에 껍질이 얇고 머스켓 향이 나야한다. 비싸게 돈을 주면서 좋은 걸 먹어야지 생긴게 비슷하다고 아무 샤인 머스켓이나 먹을 수는 없다.

켐벨도 밭에서 잘 숙성된 포도는 상큼함과 단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이다.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으로 올리는 품질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곳은 경북 상주의 모서라는 곳인데 포도 재배 전문지역이다. 일교차가 커 다른 지역보다 출하가 늦다. 대신 당도가 높아 김천이나 영천 보다는 가격을 좀 더 받는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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